6개월 이상 다닌 직장이 2곳 뿐이지만 그래도 징크스라고 판단할 수 있다.
나에게는 입사 후 6개월 때에 일 능력이 퇴화하는 징크스를 갖고 있다.
중환자실에서 8주 교육 후 독립했다. 그리고 4개월이 지났을 무렵.
그 때는 부서 돌아가는 상황 파악하고, 업무순서도 이미 알고 있는 상태로 지식적인 부분과 능숙하지 못하는 부분
그리고 인계의 미숙함과 깔끔하지 않는 뒷처리로 혼나곤 했다.
그런데 유독 4개월 차에 그러니까 입사 후 6개월 어느날 이브닝 출근 후 일을 하는데
나 스스로 왜이렇게 일 하는게 저번달보다 못하는거 같지? 하는 생각이 엄청 들었다.
그리고 그날 자치 선생님께 인계하면서 엄청 깨졌던 기억이 있다.
이 것 말고도 많은 실수가 있었을 테지만 기억 나는게 없다.
이때는 그저 혼나던 일상 중 하루였기 때문에 크게 심각하게(?)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갔다.
그런데 두 번째 병원인 이곳에서 혼날 때에 확실히 징크스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은 9개월이 되었지만 6개월이 되었을 무렵, 같이 일하는 선생님한테 엄청 깨졌다.
일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이렇게 일을 못 할 수 있나?
선생님한테 지적 받고나서야 내가 왜 이렇게 했지? 왜 이렇게 밖에 생각을 못했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원래 선생님 혼자서 했던 업무를 두 파트로 나눠 한달에 한번씩 돌아가면서 일을 한다.
그때에는 내가 상담하는 일을 했고, 선생님은 그 후 입원 전까지 스케줄을 관리했다.
수술 상담을 할 때 타병원 f/u 할 경우 소견서 등 서류를 가져오라는 안내를 한다.
지금은 아주아주 잘 하는데 왜 그 때는 그렇게 많이 빼먹어서 선생님이 뒷처리를,, 속된말로 내 똥 닦는 일이 많았는지,,
진짜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이건 징크스다.
징크스 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밖에 설명 할 수 없다! ! (ㅠ)
실수 할 때 듣는 부정적인 말과 혼나는 상황 자체가 나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왔다.
중환자실 때에는 일 자체가 부담이고 삼교대와 같이 일하는 성격 쎈 선생님 때문에 독립하자마자 퇴사다짐을 했는데,
이곳에서는 6개월 차에 지적을 받고나서부터 퇴사 생각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 전에는 퇴사 해야겠다는 생각을 1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워라벨을 지키면서 일하는 이 곳을 내 마지막 직장으로 여기면서 일을 했었다.
그런데 그때 지적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퇴사생각을 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쭈욱 이어졌다.
혼나니까 일하러 가기 싫어지고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지는 현상..
그러면서 구직 사이트 뒤적이면서 다시 임상에 가고 싶어지는 마음..
지금은 지적 받을 일이 거의 없고 일 할 때 부담도 없지만
계속 이 곳에 눌러붙어 있을 생각이 없다. 임상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다.
만약 나에게 다음의 병원이 있다면 6개월 차에 아주 유심히 그리고 꼼꼼하게 일을 해야겠다.
제발 이곳에서 징크스가 끝나고 다음인 곳에는 징크스가 생각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그 징크스 시기에 혼나면서 배웠던 것은 절대 다시 실수하지 않고 오래 기억한다는 장점 아닌 장점이 있다..
6개월 지나면 언제 꼬꾸라졌다는 듯이 다시 훨훨 날면서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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