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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 일기

[신규RN일기] D+41 동기사랑

by 밍델 202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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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1

 

 

이직 후 벌써 앞자리 수가 바뀌었다. 시간 진짜 빠르당! 3교대하면 한달이 훅 간다는데 확실히 그런거 같다. 독립하면 하루가 한달이고, 한달이 일년으로 느껴지겠지? 한달 차가 되니까 제일 많이 듣는 질문 “언제 독립하세요?” 다음달에 합니다... 안 하고 싶어요 독립. 다른건 다 괜찮은데 간호기록 쓰고, 내 판단 하에 환자 상태를 의사한테 전화/문자로 알리고, 인계 하는거 딱 이 세 가지가 독립하기 싫어지게 만든다. 하지만 곧 독립하겠지? 저번 병원에서도 독립은 안하고 와서 처음으로 독립하게 될 텐데 너무 떨린다. 그래도 언젠가는 해야 할 독립,, 으쌰으쌰 도와주는 분위기인 병동에서 경험해보는 게 참 다행이다 ;ㅁ;

이번달에 신규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너무 반갑다 증말. 6월달에 곧 입사한다는 얘기를 듣기만 했는데도 너무 반갑고, 기대했었는데 이렇게 오시니 너무 좋습니다.. 내가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과 독립 후 듀티표에서 동기를 만날 확률이 늘었다! 동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는데 그럴려면 자리가 비어야 하고, 그럴려면 누군가 퇴사해야 하는건데, 나보다 먼저 들어오신 모든 선생님들은 정말 부서에서 든든한 분들인데 그분들이 없으면 더 힘들겠지? 그냥 인원만 늘려줬으면 좋겠다^^! 6월달에는 동기사랑 나라사랑 일명 동사나사 를 전혀 못 느꼈다. 동기들과 교류도 없고 별로 친하지도 않고 마주치지도 않고 대화도 많이 안 하니까. 근데 새로 오신 선생님과 친해지면서 모르는 거 물어봐주시고, 내가 아는 거 알려드리면서 내적 친밀감 마구마구 쌓였다. 그리고 교육들으러 이동할 때 내 옆에 동기가 있다는 든든함은 진짜 짜릿하다. 동기들이 오래오래 내가 일할 때까지 있었으면 좋겠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나는 이제 2개월차에 들어가지만 1년차라는 거다. 간호사 근무연차 계산을 딱 정확히 안하고 입사하면 1년, 작년에 입사했으면 몇월 달에 들어오든 올해는 2년차, 이런 느낌이라고 한다. 년차를 이렇게 세는 거였다! 원래는 일년까지만 하고 나갈려고 했는데, 간호사 면허증으로 다른 일을 할려면 2년은 해야 다양하게 갈 수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일단 독립하고 일하면서 힘들어도 할만 하고 내가 점점 느는게 보이면 일년 채우고 다시 생각해봐야지.

코로나로 우리 병동은 몇번씩 폐쇄하고~ 폐쇄 풀리고를 반복한다. 코로나 의증 환자로 검사를 나가게 되면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폐쇄! 코로나 검사는 총 2번 나가는데 간격은 24시간으로. 병원 입사 전에 폐쇄가 되면 병원이 문을 닫는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폐쇄하면 전동/전실/퇴원이 안되고 입원도 받을 수 없다. 폐쇄를 반복해서 그런가 우리 병원 병동에는 간호학과 학생분들이 실습하러 오시는데 우리 부서에는 오지 않고 있다. 동기들은 오기를 바라지만, 나는 오히려 내가 일하는 초반에 실습생 분들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처음부터 도움을 받는다면 일이 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중환자실 실습 했을 때, 혈압이랑 소변 시간마다 확인하고 혈당도 하고, 자세변경도 도와드렸다. 처음인 내가 벌써 그렇게 인력이 많은 상태에서 일한다면 엄청 힘들었을 거 같다. 처음부터 빡세게 해야지 다음 일이 좀 쉬워지는 거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을 배우는 신규간호사의 모습을 보고 지금이라도 도망치라는 무언의 신호를 줄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ㅋ.ㅋ 그냥 학생때 다른 자격증 많이 따서 졸업 후에 병원으로 바로 취업 안하는게 현명한 듯. 공무원 준비한다고 바로 발 뺀 대학동기들 따라서 나도 준비할껄ㅠ 나는 병원취업을 당연히 생각하고 있어서 공무원은 생각도 안 했었는데.

입사 초반 한달은 타지에 있고 일도 하기 싫으니까 엄청 외롭고 살짝 우울함이 있었는데, 이번달 듀티가 진짜 쉴 틈 없이 일하는 거여서 그런지 싹 사라졌다. 바쁘게 살면 진짜 일년 훅 갈거 같기는 하다. 독립하면 배웠던 것도 기억 안나고 허둥지둥 거릴 거 같아서 걱정 많이 했는데, 동기들이랑 얘기하면서 부담이 조금은 덜어졌다. 독립하고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신다고 하셔서 서로 도와줄려고 하는 분위기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도와주는 부서가 있을까 싶을정도로 동기들끼리도 서로 도와주고, 못 도와주면 사과하시고. 정말 일에서만큼은 분위기가 좋다. 아직까지는 퇴사하고 깊은 생각이 안 들고 그냥 직장인이라서 일하기 싫은 거만 있다. 잘 버텨보자. 조금씩 혼자에 익숙해지고, 혼나는 거 두려워하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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