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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 일기

[신규RN일기] D+48 인계

by 밍델 202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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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8

 

 

인계를 했다. 사실 저저번주에 한번 했었는데 그때는 뒤에 프셉선생님이 계셔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설명 있으면 해주셨다. 그리고 동기한테 인계를 해서 괜찮았다. 근데 이번에는 다른 선생님께, 뒤에 프리셉터 선생님 없이 혼자 인계를 했다. 인계 할 게 별로 없는 환자라서 내용도 적었는데 내가 엄청 절었다. 진짜 내가 봐도 답답한데 인계 듣는 선생님은 오죽하실까. 너무 감사하게도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이해하셔서 질문 해주셨다. 나는 그냥 네네! 네네! 이러면서 혼자 속으로 자책했다.

진짜 나는 원래 친구들이나 일상생활에서 조리있게 잘 얘기하고 상황도 넓게 보면서 복잡한 이야기를 해도 전혀 이해 안 되는게 없었는데. 여기서는 넓게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긴장해서 말도 어버버 하고 목소리는 작아지고. 환자 파악이 너무 어렵다. 일단 의학용어를 너무 몰라서 문제다. 의학용어 많이 공부했으면 좋겠고, 약물도 좀 알았으면 좋겠다. 근데 진짜 공부하기 싫당. 출근 전에는 꼭 오늘 퇴근후에 공부하자고 마음 먹어도 퇴근하면 그냥 침대와 한몸이 되어 그렇게 아침을 맞이한다 ;ㅁ;

 

아직까지 퇴사 생각 없음. 진짜 다행이야ㅠ 그래도 막 미래를 생각하면서 희망적인 상상을 하면 일하는거 힘들어도 그냥저냥 하자 라는 생각이 잔뜩 드는 시기이다. 지금은. 언제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전 병원에 퇴사한 건 진짜 내가 일을 안 해봤기 때문에 그런거 같다는 생각이 너무너무너무 든다. 퇴사를 해보니 전 병원의 좋은 점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 병동이 훨씬 낫다. 전 병원에서 아쉬운게 있다면 내가 육개월도 일 안해본 점. 육개월은 해봐야지 조금이라도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또 나는 알바 경력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더 빨리 퇴사한거 같다. 이번에는 그래도 전 병원에서 사회생활이란 것에 충격을 미리 먹고 와서 그런가 나름 괜찮은거 같다. 병동 분위기도 겉으로 보기에는 좋고, 다들 도와주는 분위기라서 나만 잘 하면 될 거 같다. 다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좋은 점이 있다는 게 어디야.

 

나는 월급날을 막 기다리거나 하지 않는 사람인줄 알았다. 그리고 첫 월급 받고도 엄청 기쁘지 않았고, 돈보고 다닌다거나 하는 생각은 일체 없었다. 퇴사할 건더기가 있으면 무조건 그만 둬야지 하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는데, 어느순간 월급날을 기다리고 디데이를 세는 나를 발견했다. 역시 돈이야. 월급날이 돌아오고 있다. 10일도 안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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